파이프라인을 넘어

타당한 방향

비금속 분야에 진출하는 것은 종합 에너지·화학 기업으로서 사우디 아람코가 나아갈 타당한 방향이다. 글로벌 산업에서 사우디 아람코가 수행하는 역할, 그리고 자체 파이프라인 및 설비망의 규모와 범위를 감안하면, 사우디 아람코 사업의 주요 구성요소인 파이프라인이 혹독하고 부식성이 강한 조건들을 견뎌내는 것 이상을 보장하는 연구와 혁신이 필요하다.

파이프라인은 안전하게 제작되지만, 부식은 금속 사용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결과이며 반드시 모니터링 및 관리가 필요하다. 부식은 방지, 유지관리 및 수리에 매년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적’이라고 불린다. 일각에서는 부식으로 인해 석유·가스 산업에서만 600억 달러가 넘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금속이 서서히 자연 상태로 회귀하는 과정인 부식을 방지하는 것은 석유·가스 산업에서 특히 중요하다. 부식으로 인해 부품 고장이 발생할 경우 사업 중단으로 많은 비용이 소요될 뿐 아니라 환경적 영향 역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 산업, 그리고 그 외 분야를 위해 여러 첨단 고분자 솔루션을 개발하겠다는 결정은 새로운 대안적 응용분야를 포함시켜 탄화수소에서 최대한의 가치를 창출한다는 사우디 아람코의 전략적 목표와 일맥상통한다. 또한 이는 사우디 아람코의 대표적인 기술과 중점을 두고 있는 혁신과도 일치한다.

기술 역량 혁신

사우디 아람코는 비금속 소재에 대한 엄격한 온도 및 압력 허용오차 기준을 충족하는 현장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영국 캠브리지 대학 용접연구소 및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와 협력하여 영국 캠브리지에 비금속혁신센터 (NIC)를 설립했다. NIC는 학계, 석유·가스 기업, 복합소재 제조업체 및 기타 연구기관 파트너를 한 데 모아 제품 개발, 테스트 및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비금속 소재에 대한 업계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사우디 아람코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사용 가능한 소재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비금속 소재의 시장 적용이 더딘 상황이다. 적절한 비부식성 대체품이 있다면 온도/압력 및 화학적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여 석유·가스 생산의 안전성 및 환경 성과를 향상할 수 있다. 기술 전문센터인 NIC는 적절한 첨단 물성 및 특성을 보유한 제품을 테스트하여 개발을 촉진할 수 있으며, 또한 고객과 직접 고객의 기술 우선순위에 관한 협력을 수행할 수 있다.

아람코가 자체적으로 비금속을 적용한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사우디 아람코는 이미 대부분의 석유·가스 시설에서 비금속 파이프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비금속 파이프는 사우디 아람코 플랜트 내 대부분의 유틸리티 설비에 적용되는 표준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우디 아람코의 비금속 소재 사용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은 쿠라이스 메가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에서 새로 개발된 유전에 강화 열가소성 파이프 (RTP)를 최초로 대량 설치한 것이다. 사우디 아람코의 엄격한 기준에 부합하도록 집중적인 실험실 및 현장 테스트를 거친 후, 일반적인 탄소강 파이프라인이 아닌 400km 길이의 비금속 플로우라인이 설치했다.

부식 모니터링 비용이 필요치 않은 RTP는 생애주기 비용이 탄소강 파이프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설치 시간 역시 놀랄 만큼 큰 차이를 보인다. 탄소강 설치에는 일반적으로 70일이 소요되는 반면, 쿠라이스 RTP 플로우라인 설치에는 단 2일이 걸렸다.

또한 테스트를 통해 RTP의 안전성 우위가 검증되었으며, 여기에는 파이프 중량이 가벼워 운반과 설치가 용이하다는 점과 용접 등 일부 작업이 필요치 않다는 점도 RTP의 이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