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JCCP 심포지엄 아흐마드 알-코웨이터 기조 연설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환영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 중 하나인 도쿄에서 여러분과 함께하게 되어 기쁩니다. 지금은 도쿄를 방문하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입니다. 벚꽃이 개화하기 직전이니, 곧 도쿄와 주변 지역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선 오늘 행사를 공동 주최하시고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 대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도록 초청해 주신 JCCP(Japan Cooperation Center for Petroleum and Sustainable Energy)에 감사드립니다.

회의장을 가득 채우신 연구자, 정책입안자, 문제해결자 여러분들 앞에 서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여러분은 눈앞의 어려움에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할 의지와 역량을 갖추신 분들입니다.

여러분은 여러 컨퍼런스에 자주 참석하시기 때문에 '시의적절한 행사'라는 말을 조금은 지겨울 정도로 들으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부한 표현을 반복하면서까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오늘 심포지엄은 진정으로 시의적절한 행사입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배경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벚꽃처럼 세계 경제는 다시 잠에서 깨어나고 있습니다. 팬데믹은 지나갔고 여행, 무역, 제조업 활동이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제가 회복되면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에 대한 수요도 다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공급은 이러한 수요 증가를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 결과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가격 상승이 발생했습니다.

갑자기 우리는 에너지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일까요?

너무나 오랫동안 각국 정부와 투자자들은 비 탄소 대체 에너지가 얼마나 빨리 확장될 수 있고 얼마나 많은 수요를 맞출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한 과도하게 낙관적인 평가에 빠져 있었습니다. 이러한 잘못된 인식에 따라서 석유∙가스 투자에 대한 부정적 유인이 발생하여, 지난 10년간 투자의 약 3분의 1이 급감했습니다. 만성적인 투자 부족으로 인해 생산 능력이 위축되고 글로벌 에너지 공급이 감소했습니다.

경제 활동이 둔화하였던 팬데믹 기간에는 이러한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그렇지 않으며,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만큼 빠르게 대안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비극적인 우크라이나 전쟁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지난 수년간 생산 확대를 막아왔던 정책입안자들이 이제 생산 확대를 장려하는 가운데, 석유∙가스 업계는 생산량을 빠르게 확대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오늘 이곳에 계신 여러분 대부분이 오랫동안 알고 계셨을 사실, 즉 탄화수소는 향후 수십 년간 글로벌 에너지 믹스 속에 남아있을 것이라는 사실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탄화수소 외에 바로 지금,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전 세계의 방대한 에너지 수요를 경제적이고 안정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대안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석유 시추와 정제만으로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기후는 위험에 처해 있으며, 글로벌 넷제로 미래의 실현은 재앙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시의적절한 자리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어떻게 하면 증가하는 수요를 맞추고, 저렴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넷제로 포부를 달성할 수 있느냐는 시급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여러분의 기대가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제가 모든 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 사실은 하나의 단일한 해결책은 없다는 것입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우리는 이미 검증된 기술과 개발 중인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대안을 평가할 때 '특정 기술을 지지하지 않는(technology-agnostic)' 태도를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섣불리 승자와 패자를 가려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접근방식이 애초에 우리가 지금의 위기에 처하게 된 이유입니다.

'망치만 가진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when all you have is a hammer, everything looks like a nail)'라는 영어 속담이 있습니다. 한 가지 선택에만 너무 집중하면 다른 잠재적 해결책을 무시하게 되는 위험이 있음을 상기시켜 주는 말입니다.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께서 넷제로 달성을 위해 “일본은 모든 가용한 기술 옵션을 활용할 것”이라고 약속하신 것은 실로 고무적이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효율성, 효과성, 경제성의 균형을 달성하기 위한 올바른 접근방식입니다.

과학을 지침으로 삼는다면, 망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더 적절한 도구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개인 교통수단에 더 지속 가능한 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효과적인 방법이 중공업이나 항공 산업에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도시 환경에서 타당한 방식이 농촌 환경에서는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각 상황에 맞는 개별 기술이 필요합니다.

또한 이러한 신기술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 혁신은 진공 상태에서 일어나지 않으며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도 아닙니다.

정책과 규제의 적절한 조합은 연구를 장려하고 수요를 촉진할 것입니다. 우리 산업을 이에 참여시킨다면, 명확한 목표 설정에 도움이 되며 우리의 고유한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광범위한 시행이 시작되기 전에 소비자 또한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지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즉, 다양한 넷제로 포부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 솔루션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달성해야 할 배출 감축 규모를 고려할 때, 이러한 협력은 전 세계에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일본의 리더십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일본은 놀라운 기술력을 자랑하며, 여러 산업에서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을 도입한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습니다.

이미 일본은 더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연료 전지, 수소 동력 엔진, 저탄소 합성연료 등 여러 흥미로운 저탄소 솔루션과 기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은 아람코가 처음으로 블루 암모니아를 선적한 국가입니다. 이 블루 암모니아는 저탄소 발전에 활용되어, 수소의 잠재력과 국제 협력이 공동의 목표를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일본은 다른 분야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신기술 개발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질서 있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국가적 모델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COP 26에서 기시다 총리께서 하셨던 약속은 다른 국가에도 중요한 신호를 보냈습니다. 넷제로 미래를 향한 실용적인 접근법을 담은 일본 정부의 제6차 에너지기본계획 역시 또 다른 신호를 보냈습니다. 일본이 이 전략의 실행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오늘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은 이를 지원하기 위해 각자의 고유한 역량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아람코가 보다 지속 가능하고 기후를 고려하며 에너지 효율적인 미래를 앞당기기 위해 진행 중인 몇 가지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말씀드리면서 이야기를 마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핵심 사업의 업스트림 탄소 집약도 감소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마스터 가스 시스템을 활용해 천연가스를 연소하지 않고 포집하여 국내 전력 생산에 사용하는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AI를 활용하여 시스템 전반의 효율성을 극대화함으로써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는 우스마니아 유전에 연간 최대 8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탄소 포집∙격리 프로젝트를 운영 중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이니셔티브들을 실행한 결과, 아람코는 비용 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업계 최저 수준의 업스트림 탄소 집약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2050년 넷제로 포부를 달성할 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완전히 없앨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기술을 지속해 연구∙개발하고 있습니다.

수소 등의 기술은 전력 집약적인 운송 수단이나 전기화가 실행 불가능하거나 비용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는 배출 감축이 어려운 산업에서 연료 공급원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가 글로벌 넷제로 목표 달성에 필수적인 것으로 인정한 CCUS 기술도 있습니다. 앞서 우스마니아 유전 프로젝트를 언급했습니다. 아람코는 이 프로젝트에서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다른 기업들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해안 주베일 인근에 연간 900만 톤의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을 목표하는 허브를 설립 중입니다. 이 900만 톤에는 아람코의 배출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며, 그중 3분의 1 이상은 다른 배출원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입니다.

또한 아람코는 내연기관에 적용할 저탄소 합성연료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 연료에 비해 이산화탄소를 70~90%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기화 및 기타 대안이 아직 실용적이지 않은 분야에서 실행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달 초 아람코는 F2 및 F3 레이싱에 사용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성분 비율이 55%인 연료를 공급했으며, 향후에는 이러한 레이싱 연료에 저탄소 합성 성분을 도입하여 궁극적으로 개인 교통수단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아람코의 관련 연구개발 분야는 폴리머 및 탄소 기반 소재 연구입니다. 이러한 첨단 소재는 포집된 탄소를 생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으며, 궁극적으로 그 생산과 사용이 전 세계 배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철강, 콘크리트 및 기타 전통 소재에 대한 수요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사실상 물질 전환 없이는 글로벌 넷제로 포부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는 아람코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 중 일부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넷제로 미래로의 전환 과정에서 전 세계가 필요로 하는 보다 저렴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동시에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유망한 아이디어와 기술도 있으며, 그중 상당수는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개척하고 계십니다. 각각의 아이디어는 충분히 고려할 가치가 있으며, 앞으로 이틀간 그러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논의하며 토론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더 중요한 점은, 이 심포지엄이 협력을 위한 길을 열어 주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우리 앞의 과제는 어느 한 개인, 회사, 국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큽니다. 넷제로 포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모두 더 지속 가능하고 기후를 고려하는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불어오는 봄기운에서 영감을 받아 함께 이러한 비전을 실현합시다.

감사합니다.